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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추천 | 모든 것이 끝난 뒤에야 비로소 시작되는 이야기

by 사리이 2026. 8. 27.

도그 스타: 마지막 희망

 

 

이 영화를 보게 된 이유

저는 오랜 세월 자기만의 세계를 지어 온 거장의 신작이 걸리면 반드시 극장을 찾는 관객입니다. 그런 저에게 이번에 소개해 드릴 '도그 스타: 마지막 희망'은 올여름 가장 기다렸던 작품이었습니다. 이 영화는 2026년 8월 26일 국내에 개봉했으며, 러닝타임은 118분이고 관람 등급은 15세 이상 관람가입니다. 연출은 '에이리언'과 '블레이드 러너', '글래디에이터'를 만든 리들리 스콧 감독이 맡았는데, 놀랍게도 이 작품이 그의 서른 번째 장편 영화입니다. 각본은 '레버넌트'와 '미드나이트 스카이'를 쓴 마크 스미스가 담당했습니다. 원작은 2012년 출간된 피터 헬러의 동명 소설이며, 이 책은 출간 당시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에 오르고 스물여섯 개 언어로 번역되며 널리 사랑받았습니다. 이 소설은 종말 이후의 세계를 배경으로 상실과 생존, 그리고 희망을 담아내며 여러 매체에서 올해의 책으로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그런 이야기를 노장 감독이 어떤 시선으로 옮겨 냈을지 무척 궁금했습니다. 출연진으로는 제이콥 엘로디가 주인공 힉 역을, 조슈 브롤린이 이웃 뱅리 역을 맡았고 마가렛 퀄리와 가이 피어스가 함께했습니다. 이야기는 인류를 휩쓴 대재앙으로 문명이 무너진 세상에서 시작됩니다. 임신한 아내를 잃은 파일럿 힉은 반려견 재스퍼와 함께 하루하루 목숨을 건 사투를 벌이며 살아갑니다.

 

관람 후기와 인상 깊었던 점

관람을 마친 뒤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이 작품이 흔한 종말물의 문법을 따르지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무너진 세상을 배경으로 삼되, 이 영화가 진짜 들여다보는 대상은 폐허가 아니라 그 안에 남겨진 사람의 마음이었습니다. 힉은 살아남기 위해 누군가를 해쳐야만 하는 냉혹한 현실 속에서 서서히 삶의 희망마저 잃어 갑니다. 그런 그를 붙들어 주는 존재가 바로 반려견 재스퍼인데, 말 한마디 나눌 수 없는 이 관계가 오히려 어떤 대사보다 깊은 온기를 전해 주었습니다. 스포일러가 될 수 있어 자세한 전개는 아끼겠지만, 어느 날 다른 구역에서 들려온 의문의 무전이 힉을 다시 길 위에 세운다고만 말씀드리겠습니다. 함께 지내던 이웃 뱅리의 염세적인 만류를 뒤로하고 떠나는 그 선택이야말로, 이 영화가 말하려는 바를 가장 또렷하게 보여 주는 대목이었습니다. 무엇보다 압도적이었던 요소는 화면이었습니다. 텅 빈 하늘과 끝없이 펼쳐진 황무지를 담아내는 솜씨는 역시 거장다웠고, 그 광활함이 인물의 외로움을 한층 도드라지게 만들었습니다. 또한 이 작품은 사람이 사람을 그리워한다는 감정이 얼마나 끈질긴 것인지를 조용히 짚어 냅니다. 모든 것이 무너진 뒤에도 누군가와 나란히 앉아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는 마음만은 사라지지 않는다는 사실이, 이야기 전체를 관통하는 축이었습니다. 저 역시 극장을 나서면서 한동안 말수가 줄어들 정도로 여운이 짙게 남았습니다.

 

이런 분들께 추천합니다

이 영화는 종말 이후의 세계를 다루면서도 액션보다 감정에 무게를 둔 작품을 찾고 계신 분이라면 반드시 챙겨 보시기를 추천드립니다. 리들리 스콧 감독의 전작들을 아껴 오신 분이나, 원작 소설을 인상 깊게 읽으셨던 분들께도 좋은 선택이 될 것입니다. 반려동물과 함께 지내고 계신 분이라면 힉과 재스퍼의 관계에서 남다른 감정을 느끼시게 될 것입니다. 제이콥 엘로디가 새롭게 보여 준 얼굴을 확인하고 싶으신 분들께도 반가운 작품이 되어 줄 것입니다. 다만 미리 말씀드리고 싶은 점이 몇 가지 있습니다. 이 작품은 통쾌한 액션이나 시원한 전개를 기대하고 가시면 어긋날 수 있습니다. 사건보다 인물의 상실감과 그리움을 따라가는 데 훨씬 많은 시간을 들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생존을 위해 서로를 해치는 장면이 여러 차례 등장하므로, 그런 묘사에 예민하신 분이라면 신중하게 결정하시는 편이 좋겠습니다. 15세 이상 관람가 등급을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아울러 반려견이 등장하는 만큼 마음이 무거워지는 순간이 찾아올 수 있다는 점도 미리 알고 가시면 좋겠습니다. 가능하다면 화면이 크고 음향이 좋은 상영관에서 관람하시기를 권해 드립니다. 광활한 풍경이 주는 압도감은 화면이 클수록 배가되기 때문입니다. 저는 이 작품이 남긴 여운을 오래 곱씹었고, 진심을 담아 자신 있게 추천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