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영화 추천 | 장재현 감독이 완성한 한국형 오컬트의 정점

by 사리이 2026. 8. 2.
파묘

 

이 영화를 보게 된 이유

저는 한국 오컬트 장르에 유독 애정을 가지고 있는 관객입니다. 그중에서도 장재현 감독은 '검은 사제들'과 '사바하'를 통해 마이너하게 여겨지던 오컬트 장르를 대중의 영역으로 끌어올린 인물이기에, 그의 신작이라면 늘 기대를 품게 됩니다. 이번에 소개해 드릴 '파묘'는 바로 그 장재현 감독의 오컬트 3부작을 완성하는 세 번째 장편으로, 2024년 2월 22일 국내에 개봉했습니다. 이 작품은 최민식, 김고은, 유해진, 이도현이라는 화려한 배우들이 주연으로 나서며 개봉 전부터 큰 화제를 모았습니다. 특히 배우 이도현의 첫 상업 영화 출연작이라는 점에서도 많은 관심을 끌었습니다. 러닝타임은 133분이며 관람 등급은 15세 이상 관람가입니다. 이야기는 미국 LA에서 거액의 의뢰를 받은 무당 화림과 봉길이 기이한 병이 대물림되는 집안의 장손을 만나면서 시작됩니다. 조상의 묫자리가 화근임을 알아챈 화림은 이장을 권하고, 여기에 최고의 풍수사 상덕과 노련한 장의사 영근이 합류하게 됩니다. 저는 풍수지리와 무속이라는 우리에게 익숙한 소재가 스크린에서 어떻게 펼쳐질지 무척 궁금했습니다. 개봉 소식을 듣자마자 곧장 극장을 찾았고, 오랜만에 한국적인 정서가 가득 담긴 오컬트 영화를 스크린에서 마주할 수 있었습니다. 그 선택이 결코 아깝지 않은 값진 시간이었다고 미리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관람 후기와 인상 깊었던 점

관람을 마친 뒤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이 작품이 대단히 영리하게 구성되어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영화의 전반부는 묫자리를 둘러싼 미스터리와 굿, 그리고 이장 과정을 통해 정통 오컬트 특유의 서늘한 긴장감을 차곡차곡 쌓아 올립니다. 스포일러가 될 수 있어 자세한 전개는 아끼겠지만, 후반부에 이르러서는 이야기의 결이 크게 달라지며 예상하지 못한 방향으로 관객을 이끌어 갑니다. 이 급격한 장르의 전환을 두고 관객들의 평가가 엇갈리기도 했습니다. 저 역시 처음에는 다소 당황스러웠던 것이 사실이지만, 가장 지역적이고 토착적인 소재를 가장 대중적인 장르 영화로 풀어낸 감독의 대담한 시도라는 점에서 오히려 매우 신선하게 느껴졌습니다. 무엇보다 배우들의 연기가 이 작품을 단단하게 떠받치고 있었습니다. 최민식의 묵직한 존재감과 김고은의 강렬한 굿 장면은 오래도록 기억에 남았습니다. 특히 김고은이 보여준 대살굿 장면은 이 영화의 백미로 꼽을 만큼 강렬하고 압도적인 인상을 남겼습니다. 유해진과 이도현 역시 각자의 자리에서 극에 안정감과 생기를 더해 주었습니다. 네 배우의 완숙한 호흡이 어우러지며 극의 몰입도는 한층 더 높아졌습니다. 예측하기 어려운 전개와 강렬한 한국적 이미지가 서로 어우러져, 극장을 나선 뒤에도 그 진한 여운이 오래도록 가시지 않는 인상 깊은 작품이었습니다.

 

이런 분들께 추천합니다

이 영화는 한국적인 정서가 짙게 밴 오컬트 장르를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반드시 챙겨 보시기를 추천드립니다. 서양의 종교적 소재에 기댔던 전작들과 달리, 이번 작품은 무덤과 땅이라는 우리에게 훨씬 가까운 공간으로 깊숙이 파고든다는 점이 큰 매력입니다. 다만 굿과 이장 등 다소 낯설고 음산한 장면이 다수 등장하고, 후반부에는 긴장감이 상당히 고조되므로 강한 자극에 민감하신 분은 이 점을 미리 참고하시기를 권해드립니다. 전반부와 후반부의 결이 크게 달라지는 만큼, 하나의 장르만을 기대하고 가시기보다는 열린 마음으로 관람하시면 훨씬 즐겁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 작품은 최종적으로 누적 관객 약 1191만 명을 기록하며 2024년 흥행 1위에 올랐고, 한국 오컬트 영화 최초로 천만 관객을 돌파한 기념비적인 작품이 되었습니다. 최근에는 개봉 2년여 만에 넷플릭스에서 다시 역주행하며 여전한 화제성을 증명하기도 했습니다. 극장에서 미처 보지 못하셨던 분이라면 이제는 안방에서도 편하게 감상해 보실 수 있게 된 셈입니다. 결말을 이미 알고 보아도 그 서늘한 분위기가 여전히 살아 있다는 평이 많으니, 재관람을 고민하시는 분께도 자신 있게 권해 드립니다. 익숙한 소재를 낯설고 강렬한 이야기로 빚어낸 감독의 솜씨가 다시금 감탄을 자아냅니다. 한국형 오컬트의 새로운 기준점이 된 이 영화를, 저는 진심을 담아 추천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