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렐라인이 열어 준 길, 13년 만의 귀환
이번 상영은 신작이 아니라 13년 만에 성사된 재개봉입니다. '파라노만'은 2012년에 만들어진 작품으로, 국내에는 2013년 2월 7일에 처음 소개되었습니다. 당시 누적 관객 수는 1만 2천여 명에 그쳤고, 같은 스튜디오의 '코렐라인'만큼 입소문을 타지는 못했습니다. 그러나 2025년 10월 '코렐라인'이 재개봉해 20만 관객을 돌파하며 그해 재개봉 애니메이션 흥행 1위에 오르자, 다음 순서로 이 작품의 재개봉이 자연스럽게 추진되었습니다. 제작사는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의 명가로 불리는 라이카 스튜디오입니다. '코렐라인'에 이은 두 번째 장편 작품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큽니다. 연출은 크리스 버틀러와 샘 펠 두 감독이 공동으로 맡았습니다. 개봉 당시 아카데미 장편애니메이션상 후보에 올랐고, 애니상에서는 두 개 부문을 수상하며 작품성을 인정받았습니다. 이번에는 4K 리마스터링 버전으로 복원되어 스크린에 걸리게 되었습니다. 상영은 CGV 단독으로 진행되며, 개봉일은 2026년 8월 26일입니다. 티저 포스터는 노만이 무언가를 보고 놀라는 표정을 콜라주 형식으로 구성해 강렬한 인상을 남겼습니다. 코렐라인 제작진이 초대하는 또 하나의 세계라는 카피 문구도 함께 공개되었습니다. 손으로 한 컷씩 만들어 낸 스톱모션 특유의 질감을 큰 화면에서 확인할 수 있는 기회입니다. 국내에서는 오래도록 저평가되어 온 작품인 만큼, 이번 재개봉을 반가워하는 팬들이 적지 않습니다. 13년이라는 시간이 지났지만 작품이 던지는 메시지는 오히려 지금 더 선명하게 읽힙니다.
유령이 보이는 소년, 그리고 깨어난 저주
주인공 노만은 유령을 보고 대화할 수 있는 특별한 능력을 지닌 소년입니다. 문제는 그 능력 때문에 학교에서도 집에서도 이상한 아이 취급을 받는다는 점입니다. 어른들은 노만의 말을 믿어 주지 않고, 또래들은 그를 놀림거리로 삼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평화롭던 마을에 수백 년 동안 잠들어 있던 마녀의 저주가 깨어나고, 땅속에 묻혀 있던 좀비들이 하나둘 되살아나기 시작합니다. 마을을 구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 자신뿐이라는 사실을 깨달은 노만은 결국 스스로 나서게 됩니다. 그 앞을 가로막는 것은 정체를 알 수 없는 유령과 비밀을 감춘 마녀, 그리고 눈앞에서 벌어지는 일조차 믿지 않는 어른들입니다. 좀비가 등장하는 코믹 판타지의 외피를 쓰고 있지만, 영화가 진짜 이야기하려는 것은 다른 존재를 향한 편견과 배제입니다. 노만 목소리는 코디 스밋 맥피가, 친구 닐은 터커 알브리치가 맡았습니다. 여기에 케이시 애플렉과 애나 켄드릭이 합류해 개성 있는 조연들을 완성했습니다. 후반부에 밝혀지는 마녀의 정체는 이 작품을 단순한 어린이용 애니메이션과 구분 짓는 결정적인 대목입니다. 모두가 괴물이라 부르던 존재의 사연이 드러나는 순간, 이야기의 무게중심이 완전히 옮겨 갑니다. 무섭게만 보였던 대상이 사실은 두려움의 피해자였다는 구조가 인상적으로 남습니다. 두 감독이 어린 관객을 얕보지 않았다는 점이 오래 회자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함께 공개되는 단편과 관람 정보
이번 재개봉의 가장 큰 특전은 함께 상영되는 스페셜 단편입니다. '수상한 잡화점'이라는 제목의 이 단편은 국내에서 처음 공개되는 작품으로, 본편에 앞서 상영될 예정입니다. 노만과 누나 코트니가 할로윈 의상을 사기 위해 들른 이상한 가게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코트니 목소리는 원작과 동일하게 애나 켄드릭이 맡았고, 새로 등장하는 캐릭터는 핀 울프하드가 연기했습니다. 본편만 보러 갔다가 뜻밖의 선물을 받는 셈입니다. 러닝타임은 단편을 포함해 1시간 40분 남짓으로 안내되고 있습니다. 2013년 국내 개봉 당시 등급은 12세 이상 관람가였습니다. 다만 좀비와 마녀가 등장하는 만큼 어린 관객에게는 다소 무섭게 느껴질 수 있는 장면들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CGV 단독 개봉이라 상영관이 한정적이니 예매 전에 시간표를 확인해 두시는 편이 좋겠습니다. 4K 리마스터링으로 복원된 만큼 인형과 세트의 질감이 한층 또렷하게 살아났다는 점도 기대할 만합니다. 스톱모션 특유의 미세한 움직임은 작은 화면에서 놓치기 쉬운 부분이기도 합니다. 어린 시절 이 작품을 지나쳤던 관객이라면 이번 기회를 노려 보시기 바랍니다. 코렐라인을 재미있게 보셨다면 취향이 크게 어긋나지 않을 작품입니다. 여름 끝자락에 어울리는 서늘하고 따뜻한 이야기라고 정리할 수 있습니다. 9월 이후에는 회차가 빠르게 줄어들 가능성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