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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추천 | 65개 영화제가 먼저 알아본 두 소녀의 이야기

by 사리이 2026. 8. 24.

수련

 

 

이 영화를 보게 된 이유

저는 해외에서 먼저 인정받고 뒤늦게 국내 극장에 걸리는 한국 독립 영화를 볼 때마다 남다른 마음이 드는 관객입니다. 그런 저에게 이번에 소개해 드릴 '수련'은 개봉 전부터 이력만으로 궁금증이 컸던 작품이었습니다. 이 영화는 2026년 8월 19일 국내에 개봉했으며, 러닝타임은 118분이고 관람 등급은 12세 이상 관람가입니다. 연출은 이찬호 감독이 맡았고, 이 작품은 그의 첫 번째 장편 영화입니다. 감독은 단편 작업을 이어 오다 여러 장편의 조감독을 거치며 오랜 시간 내공을 쌓아 온 인물입니다. 각본은 박정범 감독과 이찬호 감독이 함께 썼습니다. 출연진으로는 이홍연이 배우 지망생 효원 역을, 최은서가 은서 역을 맡았고 이승연과 박영덕, 홍정호 등이 함께했습니다. 이 작품은 미국과 인도, 이탈리아를 비롯한 세계 스물다섯 개 나라의 예순다섯 개 영화제에 공식 초청되었으며, 보고타 국제영화제를 포함해 열한 개 영화제에서 최우수작품상을 받았습니다. 더욱 놀라운 점은 이 성과가 해외 배급사의 도움 없이 감독이 홀로 발로 뛰며 이뤄 낸 결과라는 사실입니다. 저는 그 이야기를 접하고 반드시 극장에서 확인해야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관람 후기와 인상 깊었던 점

관람을 마친 뒤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이 작품이 흔한 청춘 성장물의 문법을 따르지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배우를 꿈꾸는 효원과 고등학교를 중퇴한 은서는 함께 집을 나와 서울로 올라옵니다. 그러나 두 사람이 마주한 서울은 꿈이 이루어지는 마법 같은 공간이 아니라 당장의 끼니를 걱정해야 하는 냉혹한 자리였습니다. 효원은 단역이라도 따내기 위해 극단에서 잡일을 도맡고, 은서는 그런 효원에게 기대며 아르바이트 자리를 구합니다. 스포일러가 될 수 있어 자세한 전개는 아끼겠지만, 두 사람의 관계가 절박함 속에서 서서히 어긋나기 시작한다고만 말씀드리겠습니다. 이 영화의 진짜 긴장감은 바깥의 위협이 아니라 두 인물 사이에서 벌어지는 심리적인 균열에서 터져 나옵니다. 무엇보다 인상 깊었던 장치는 극 중 극단이 안톤 체호프의 '갈매기'를 무대에 올리기 위해 준비하는 과정입니다. 연극의 대사와 인물들의 실제 감정이 겹쳐지며 극의 흐름을 이끄는데, 그 구성이 무척 야심 차게 느껴졌습니다. 저는 극장을 나서면서 오래도록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이런 분들께 추천합니다

이 영화는 한국 독립 영화의 새로운 목소리에 관심이 있으신 분이라면 반드시 챙겨 보시기를 추천드립니다. 특히 연극이나 무대 예술을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체호프의 '갈매기'를 끌어들인 구성이 남다르게 다가올 것입니다. 꿈과 생계 사이에서 저울질해 본 경험이 있으신 분이라면 두 인물의 처지에 훨씬 깊이 공감하며 보실 수 있습니다. 다만 미리 말씀드리고 싶은 점이 있습니다. 이 작품은 통쾌한 성장이나 따뜻한 결말을 기대하고 가시면 어긋날 수 있습니다. 사회적 안전망 바깥으로 밀려난 이들의 현실을 가감 없이 담아낸 만큼, 보는 내내 마음이 편치 않은 대목이 여러 차례 찾아옵니다. 또한 무대와 현실을 겹쳐 놓는 구성이 다소 앞서 나가면서 인물의 감정을 따라가기가 버겁게 느껴질 수 있다는 지적도 있으니, 이 점을 감안하고 보시면 좋겠습니다. 아울러 독립 영화 특성상 상영관과 회차가 넉넉하지 않을 수 있으니, 관심이 있으시다면 상영 일정을 미리 확인해 두시기 바랍니다. 저는 이 작품이 던지는 질문이 오래 남았고, 이 영화를 진심을 담아 자신 있게 추천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