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책 추천 | 노력이 무기가 될 때 — 김현주, 선행 없이 하위권에서 과학고에 간 아이의 기록

by 사리이 2026. 7. 17.

노력이 무기가 될 때

 

선행학습 없이는 명문고 입시가 불가능하다는 것이 상식처럼 여겨지는 시대입니다. 그 상식에 정면으로 반박하는 한 권의 기록, 김현주 작가의 『노력이 무기가 될 때』를 읽고 감상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기록의 힘을 믿는 생활기록자, 김현주

저자 김현주는 스스로를 기록의 힘을 믿는 생활기록자라고 소개하는 작가입니다. 반려견에서 시작해 배낭여행과 사랑, 식물과 육아, 그리고 자녀 교육까지 삶의 궤적을 꾸준히 글로 엮어 왔으며, 『아이의 꽃말은 기다림입니다』, 『하는, 사랑』, 세종교양도서로 선정된 『내 아이의 배낭여행』, 『내 사랑 로미』 등을 펴냈습니다. 어렵지만 보람찬 것은 육아와 글쓰기이고 힘들지만 달콤한 것은 사랑과 여행이라 여기며, 무엇보다 꾸준함 속에 길이 있다고 믿는 사람입니다. 그런 그가 2026년 7월 8일 청림라이프에서 펴낸 신작이 바로 『노력이 무기가 될 때』입니다. 부제는 '선행 없이 하위권으로 시작한 과학고 실전 분투기'로, 제목과 부제만으로 이미 책의 성격이 선명하게 드러납니다. 표지에 적힌 노력하는 아이는 반드시 길을 찾는다는 문장이 이 책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압축합니다. 출간 직후부터 교보문고 가정·육아 분야 상위권에 오르고 리뷰 평점이 만점을 기록하며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데, 사교육과 선행에 지친 이 시대의 학부모들이 그만큼 다른 길의 가능성을 목말라 하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생각합니다. 저자 특유의 성실한 기록력이 자녀 교육이라는 주제와 만나 한 편의 진솔한 분투기로 완성되었습니다. 육아와 여행, 사랑을 두루 기록해 온 작가의 따뜻한 시선이 입시라는 살벌한 주제에도 온기를 불어넣어, 성적표의 숫자만이 아니라 그 뒤에 선 아이의 마음까지 함께 읽어 낸다는 점이 이 책의 결을 남다르게 만듭니다.

 

B가 있으면 불합격일까요, 입시 카페의 절박한 질문들

영재고와 과학고 입시 시즌이 되면 각종 입시 카페에는 학부모들의 질문이 쏟아집니다. 수학이나 과학에 B가 하나라도 있으면 불합격일까요, 여자아이는 과학고 입시에 불리할까요, 자기소개서는 어디까지 학원의 도움을 받아야 할까요 같은 물음들입니다. 합격한 이들의 정보가 절실한 이런 문의로 게시판이 가득해지는 풍경은, 명문고 입시가 얼마나 정보 싸움이자 불안과의 싸움인지를 잘 보여 줍니다. 이 책의 가치는 바로 그 절박한 질문들에 실제 경험으로 답한다는 데 있습니다. 흔히 과학고 입시라고 하면 초등학교 때부터 수학과 과학을 몇 년씩 앞서 나가는 선행학습이 필수라고 여겨집니다. 그러나 저자의 아이는 선행 없이, 그것도 하위권에서 출발했습니다. 남들이 이미 저만치 앞서 있는 지점에서 뒤늦게 시작한 아이가 어떻게 자기만의 속도로 격차를 좁혀 갔는지, 그 실전 분투의 과정이 미화 없이 담겨 있습니다. 흔들리는 성적 앞에서 부모가 어떻게 마음을 다잡았는지, 조급함을 어떻게 다스렸는지, 그리고 아이의 노력이 실제 결과로 이어지기까지 무엇을 붙들고 버텼는지가 구체적으로 기록되어 있어, 비슷한 처지의 학부모라면 자기 이야기처럼 읽게 될 것입니다. 무엇보다 아이를 다그치는 대신 기다려 준 저자의 태도가 인상 깊었는데, 이는 전작 『아이의 꽃말은 기다림입니다』에서부터 이어져 온 그의 일관된 육아 철학이기도 합니다.

 

재능이 아니라 노력이 무기가 되는 순간

이 책의 제목은 노력이 무기가 될 때입니다. 무기라는 단어가 인상적인데, 그것은 노력이 저절로 무기가 되는 것이 아니라 특정한 조건과 방향을 갖출 때 비로소 무기가 된다는 뜻을 담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 사회에는 노력만능주의에 대한 회의도 크고, 노력해도 안 되는 것이 있다는 냉소도 팽배합니다. 저자는 그 사이에서 균형을 잡습니다. 무작정 죽을 만큼 노력하라는 맹목적인 채찍질이 아니라, 아이에게 맞는 방향을 찾아 꾸준히 쌓아 갈 때 노력이 진짜 실력이 되고 무기가 된다는 것입니다. 특히 하위권에서 시작했다는 사실은 이 책을 더욱 값지게 만듭니다. 이미 잘하는 아이의 성공담은 흔하지만, 뒤처진 자리에서 출발해 길을 찾아낸 이야기는 지금 부진에 좌절하고 있는 아이와 부모에게 진짜 위로와 용기가 되기 때문입니다. 다만 이 책은 모든 아이가 과학고에 갈 수 있다고 말하는 성공 공식집은 아닙니다. 한 가정의 구체적인 경험담인 만큼, 우리 아이에게 그대로 적용되리라 기대하기보다 그 태도와 마음가짐을 참고하는 편이 좋겠습니다. 선행에 지쳐 다른 길을 찾는 분들, 하위권 자녀를 어떻게 이끌어야 할지 막막한 분들, 그리고 노력의 가치를 다시 믿고 싶은 분들에게 이 책을 권합니다. 결과가 아니라 과정에서 자란 아이의 힘을 믿게 해 주는, 요즘 같은 입시 경쟁 속에서 드물게 마음이 놓이는 책이었습니다.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지금 더디게 나아가는 아이의 노력도 언젠가 든든한 무기가 되기를, 이 책과 함께 응원해 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