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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추천 | 어른의 품위 — 최서영, 누구나 나이 먹지만 누구나 어른이 되는 것은 아니므로

by 사리이 2026. 7. 10.

어른의 품위

 

나이는 저절로 먹지만 어른은 저절로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해 준 책을 만났습니다. 『잘될 수밖에 없는 너에게』의 최서영 작가가 펴낸 신작 에세이 『어른의 품위』를 읽고 감상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60만 구독자와 성장을 이야기해 온 작가의 두 번째 질문

저자 최서영은 대학에서 법을 공부하고 아나운서로 일하다가 2017년부터 유튜버로 이름을 알린 콘텐츠 크리에이터입니다. 누적 조회수 1억 2천만 뷰를 기록한 '가전주부'와 '말많은소녀' 채널에서 60만 구독자와 라이프 스타일, 그리고 성장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어 왔습니다. 2022년에 펴낸 첫 책 『잘될 수밖에 없는 너에게』는 출간 즉시 전 서점 에세이 분야 1위에 오르고 15만 부 판매를 기록했으며, 태국과 베트남,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 아시아 4개국에 수출되며 국내외 독자들에게 위로와 용기를 건넸습니다. 그 최서영 작가가 2025년 10월 북로망스에서 펴낸 신작이 바로 『어른의 품위』입니다. 특유의 솔직함과 밝은 에너지로 사랑받아 온 작가도 나이를 한 살씩 먹으며 어떻게 살아야 잘 사는 것인지라는 오래된 질문을 붙들고 삶의 태도를 깊이 고민해 왔다고 합니다. 첫 책이 잘될 수밖에 없다며 등을 밀어 주는 응원의 책이었다면, 이번 책은 그렇게 나아간 사람이 어떤 어른으로 살아갈 것인가를 묻는 한결 성숙해진 후속편인 셈입니다. 총 4장에 걸쳐 49편의 글이 담긴 268쪽의 아담한 책으로, 품위를 주제로 새로 쓴 글에 독자와 다시 나누고 싶은 몇 편의 글을 새 의미를 더해 함께 묶었다고 합니다. 한 편 한 편이 길지 않아 손에 쥐고 틈틈이 읽기에 좋았고, 읽고 나면 곁에 두고 자주 꺼내 보고 싶어지는 책이었습니다.

 

나이만 많은 사람과 진짜 어른의 차이는 품위에 있다

열심히 살아가는 우리 앞에는 불현듯 이상한 사람들이 나타나곤 합니다. 말이 통하지 않는 직장 선배, 지하철에서 갑자기 화를 내는 사람, 음식점에서 만난 빌런까지, 그들은 어디에나 있고 방심한 순간에 튀어나와 우리를 당황하게 만듭니다. 작가를 둘러싼 세계도 다르지 않았기에, 그는 어떻게 살면 좋을지를 정교하게 생각하기 시작했습니다. 성별과 연령, 직업이 모두 다른 다양한 사람을 만나며 작가가 자연히 알게 된 것은, 나이만 많은 사람과 진짜 어른의 차이가 바로 품위에 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품위는 일차원적인 겉모습이나 거창한 장식이 아니라 마음가짐과 말투, 태도와 자세, 신념과 눈빛처럼 생각에서 배어 나오는 것임을 깨닫게 됩니다. 아는 것과 가진 것이 많아도 굳이 드러내지 않는 사람의 자신감과 여유, 외형적 성취보다 일상적 태도에서 묻어나는 무게감이야말로 품위의 실체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작가는 사람을 만날 때마다 나이와 성별, 교육 정도와 상관없이 배울 점을 찾아 자신의 것으로 만들며 몇 년을 보냈다고 고백합니다. 품위를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길러 가는 것으로 보는 이 관점 덕분에, 책을 읽는 내내 주눅이 드는 대신 나도 오늘부터 해 볼 수 있겠다는 용기가 생겼습니다. 무례한 사람을 만났을 때 같이 무너지지 않고 나의 선을 지키는 일이야말로 어른의 자기방어라는 생각도 함께 하게 되었습니다.

 

품위는 결국 나를 아끼는 데서 시작된다

이 책이 말하는 품위의 출발점은 뜻밖에도 타인이 아니라 나 자신입니다. 타인의 시선에 신경 쓰기보다 내가 나를 어떻게 대하는지가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순간의 행복을 미루지 않고 만끽할 것, 어디서나 새롭게 배울 점을 찾아낼 것, 조급해하지 않고 하루하루를 성실히 살아낼 것, 그리고 안달복달하지 않고 하루에 할 일 한 가지만 해내도 알차게 보냈다고 만족할 것. 이런 날들이 쌓여 어제보다 단단한 나를 만들고, 그것이 곧 품위가 된다고 작가는 말합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오래 마음에 남은 대목은 작가가 자신의 어머니를 관찰한 글이었습니다. 아프면 즉각 병원에 가고, 섭섭하면 잠시 거리를 두어 감정을 추스르고, 심심하면 책을 읽고, 능력 밖의 일을 욕심내지 않는 독립적인 모습에서 작가는 자기 자신에게 선을 넘지 않는 삶의 우아함을 발견합니다. 인생의 본보기는 의외로 가까이에 있다는 통찰입니다. 어린 딸에게 물려주고 싶은 지혜를 적으며, 좋은 것을 물려주는 가장 좋은 방법은 내가 먼저 좋은 사람이 되는 것이라고 다짐하는 대목도 뭉클했습니다. 이 책은 2026년 광주시 올해의 한 책 일반 부문에 선정되어 작가와 시민이 만나는 행사가 열렸을 만큼 폭넓은 공감을 얻고 있습니다. 무례한 세상에서 나만은 품위를 지키고 싶은 분들, 그리고 근사하게 나이 들고 싶은 모든 분들에게 이 책을 권합니다. 막연한 두려움도 글로 옮겨 적어 보면 감정과 현실을 분리해 바라볼 수 있다는 책 속 조언처럼, 읽는 데서 그치지 않고 삶에 바로 적용해 볼 수 있는 다정한 실용서이기도 합니다.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여러분이 생각하는 어른의 품위는 무엇인지, 이 책과 함께 곰곰이 떠올려 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