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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추천 | 잘했고 잘하고 있고 잘 될 것이다 — 정영욱,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끌어안는 한 문장

by 사리이 2026. 7. 11.

잘했고 잘하고 있고 잘 될 것이다

 

제목만 읽어도 어쩐지 코끝이 시큰해지는 책이 있습니다. 50만 독자의 마음을 어루만진 정영욱 작가의 대표작 『잘했고 잘하고 있고 잘 될 것이다』를 읽고, 이 문장이 오래 사랑받는 이유를 정리해 보았습니다.


위로의 에세이스트 정영욱, 그의 대표작이 되기까지

저자 정영욱은 1992년 천안에서 태어나 2017년 『편지할게요』로 데뷔한 이래 해마다 산문집을 펴내 온 작가이자, 출판사 부크럼을 이끄는 대표이기도 합니다. 『참 애썼다 그것으로 되었다』로 참 애쓴 당신은 있는 그대로 괜찮다는 받아들임을, 『나를 사랑하는 연습』으로 나를 사랑하는 일에도 연습이 필요하다는 다정한 조언을 건네며 40만 부가량의 판매고를 올린 그가, 2021년 5월 그 흐름의 완결판 같은 책을 내놓았습니다. 언제든 뭐든 다 잘 될 거라는 든든한 응원을 담은 『잘했고 잘하고 있고 잘 될 것이다』입니다. 이 책은 출간 후 1년 만에 20만 부 이상 판매되며 에세이 베스트셀러에 굳건히 자리 잡았고, 20만 부 기념 개정판으로 새 단장을 했으며, 이후 50만 부를 넘어서고 교보문고 올해의 문장에 선정되는 등 명실상부한 작가의 대표작이 되었습니다. 앞서 소개했던 신작 『구원에게』가 사랑의 그림자를 응시하는 서늘한 책이었다면, 이 책은 정영욱이라는 작가의 본령인 따스한 응원이 가장 순도 높게 담긴 책이라 할 수 있습니다. 두 권을 나란히 읽으면 한 작가의 스펙트럼이 얼마나 넓어졌는지도 함께 느낄 수 있어 흥미로웠습니다. 대부분의 일깨움과 치유는 동질의 마음에서 나온다고 믿으며, 무언가 알려 주기보다 나도 이랬었다고 미련했던 마음을 적을 뿐이라는 작가의 말에서, 그의 글이 왜 훈계가 아니라 위로로 읽히는지 그 비결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얼굴도 이름도 모르지만, 조건 없이 건네는 응원

이 책의 전제는 무척 담백합니다. 책으로 연결된 작가와 독자는 서로의 얼굴을 모르고, 나이도 성별도 이름조차 알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작가는 아무것도 모르기에 오히려 예측할 수 있는 것들이 있다고 말합니다. 지금 이 책을 펼친 사람이라면 분명 애쓰며 살아왔을 것이고, 걱정과 두려움을 껴안은 채 하루하루를 버텨 내고 있으리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 책은 아무것도 묻지 않고 조건 없이, 이유 없이 응원을 건넵니다. 당신이 걸어온 길에는 잘했다고, 당신이 서 있는 지금 이곳에는 잘하고 있다고, 그리고 당신이 되고자 하는 것에는 잘 될 것이라고 말입니다.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한 문장으로 끌어안는 이 제목의 구조를 깨닫는 순간, 왜 수많은 독자가 이 책의 제목을 부적처럼 마음에 새기고 다니는지 알게 되었습니다. 아무 일이 없어도 무너지기 일쑤인 것이 우리의 삶이지만, 무너지고 있어도 아무 일 없는 듯 잘 되고 있다고 말해 줄 수 있는 삶도 분명히 있다는 문장은, 이 책이 건네는 위로가 근거 없는 낙관이 아니라 삶을 대하는 하나의 태도임을 보여 줍니다. 스스로를 응원할 용기조차 없을 때, 한 사람이 나를 응원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 내일을 맞이할 힘이 생긴다는 것을 이 책은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 책의 응원은 우리가 우리를 응원하는 일로 번져 갑니다. 받은 위로는 언젠가 누군가에게 건네는 위로가 되기 마련이니 말입니다.

 

마음 한편에 나를 위한 방을 짓는 언어

정영욱의 문장은 독자의 마음 한편에 방을 짓게 한다는 평을 받습니다. 그 방 안에는 내가 좋아하는 계절과 하늘과 바다, 조약돌 같은 오롯이 나를 위한 것들이 채워집니다. 날 선 말들이 쉽게 오가는 세상에서 마음 한편에 나를 위한 언어를 마련해 두면 조금 더 힘을 낼 수 있다는 것, 그것이 이 책의 효용입니다. 오늘만큼은 강한 척하지 않아도 된다는 작은 허락, 흔들리더라도 자책하지는 말라는 당부, 나를 사랑하는 연습조차 버겁게 느껴질 때에도 당신은 그것으로 충분하다는 확인까지, 책장을 넘길 때마다 여린 마음을 알아채 주는 문장들이 이불처럼 덮여 옵니다. 사실 이런 위로 에세이에는 뻔하다는 시선도 따라붙습니다. 그러나 뻔한 말이 뻔하게 들리지 않는 순간이 있습니다. 바로 그 말이 절실하게 필요한 순간입니다. 시험에 떨어진 날, 퇴사를 고민하는 밤, 애쓴 시간이 공허하게 느껴지는 새벽에 이 책을 펼친 사람에게, 잘했고 잘하고 있고 잘 될 것이라는 문장은 세상에서 가장 새로운 말이 됩니다. 위로가 필요한 자신을 위해 읽어도 좋고, 힘든 시기를 지나는 소중한 사람에게 제목으로 마음을 대신 전하는 선물로도 더없이 좋은 책입니다. 짧은 글들로 이루어져 있어 처음부터 차례로 읽어도, 아무 페이지나 펼쳐 그날의 문장을 만나도 좋은 책입니다. 오늘 하루도 무사히 버텨 낸 당신에게, 이 책의 제목을 그대로 돌려드리고 싶습니다.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당신, 잘했고 잘하고 있고 앞으로도 잘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