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리뷰63 책 추천 | 밤하늘을 헤엄치는 초콜릿구라미 - 마치다 소노코, 상처 입은 마음들이 서로에게 닿는 순간 『52헤르츠 고래들』로 일본 서점대상을 받은 작가에게도 시작이 있었습니다. 마치다 소노코의 바로 그 데뷔작, 『밤하늘을 헤엄치는 초콜릿구라미』를 읽고 감상을 정리해 보았습니다.서점대상 작가 마치다 소노코의 출발점저자 마치다 소노코는 1980년에 태어나 현재 후쿠오카현에 거주하는 일본의 소설가입니다. 그의 이력에는 흥미로운 사연이 있습니다. 학창 시절부터 소설을 습작했지만 부모의 권유로 미용 전문학교를 졸업하고 미용사 등 여러 직업을 거쳤으며, 결혼 후 아이를 키우던 스물여덟 살에 이르러서야 다시 펜을 들었다는 것입니다. 그렇게 늦게 돌아온 그는 2016년 「카메룬의 파란 물고기」로 여성에 의한 여성을 위한 R-18 문학상 대상을 받으며 이름을 알렸고, 심사위원이었던 미우라 시온과 츠지무라 미즈키에게 큰 .. 2026. 7. 31. 책 추천 | 완벽한 불량품 - 유영광, 배달 오토바이 위에서 써 내려간 이야기 번듯한 등단 절차 없이, 생계를 위한 배달 일 틈틈이 소설을 써 온 작가가 있습니다. 그 진솔한 문장이 독자의 마음을 움직인 유영광의 『완벽한 불량품』을 읽고 감상을 정리해 보았습니다.배달 일을 하며 독립출판으로 시작한 작가저자 유영광은 흔히 떠올리는 소설가의 길과는 다른 궤적을 걸어온 작가입니다. 교육업과 유튜브 채널 운영 등을 거쳐 생계를 위해 음식 배달 일을 하면서, 그 틈틈이 지하철과 카페에서 소설을 써 내려갔다고 합니다. 그렇게 완성한 몇 편의 소설을 처음에는 독립출판물로 직접 펴냈고, 그 진솔한 이야기가 입소문을 타면서 정식 출간으로 이어졌습니다. 『완벽한 불량품』은 그런 그의 이력이 고스란히 녹아든 작품으로, 알키미스트에서 출간되었습니다. 화려한 문학상 수상 이력이나 문단의 후광 없이, 오직.. 2026. 7. 31. 읽는 기도 - 무명의 기도자, 기도가 막막할 때 대신 읽는 538개의 기도 기도하고 싶은데 무슨 말로 시작해야 할지 막막했던 적 있으신가요. 그런 순간에 대신 읽어 내려갈 수 있는 기도문을 모은 책, 무명의 기도자의 『읽는 기도』를 읽고 감상을 정리해 보았습니다.이름을 감춘 기도자가 엮은 기도문 모음집이 책의 저자는 무명의 기도자입니다. 자신의 이름을 앞세우지 않은 이 필명 자체가 이 책의 성격을 잘 보여 줍니다. 기도란 본래 사람에게 보이기 위한 것이 아니라 하나님 앞에 홀로 서는 일이라는 태도가, 저자명에서부터 드러나기 때문입니다. 2025년 4월 더하트에서 출간된 이 책은 제목 그대로 소리 내어, 혹은 눈으로 따라 읽을 수 있도록 정갈하게 다듬어진 기도문들을 엮은 책입니다. 표지에는 기도하라 그리면 이루리라는 마태복음 21장 22절의 말씀과, 주 앞에 서도록 항상 깨어 기.. 2026. 7. 30. 동료에게 말 걸기 - 박동수, 먼 데의 적이 아니라 옆의 사람에게 분열의 시대에 대화는 정말 가능할까요. 철학책 편집자 박동수는 그 답이 의외로 소박한 곳에 있다고 말합니다. 그의 신간 『동료에게 말 걸기』를 읽고 감상을 정리해 보았습니다.라투르를 소개한 편집자가 독서를 대화로 바꾸다저자 박동수는 국내에 손꼽히는 철학책 편집자입니다. 브뤼노 라투르의 『존재양식의 탐구』와 리처드 로티의 『우연성, 아이러니, 연대』, 악셀 호네트의 『인정투쟁』, 에두아르도 콘의 『숲은 생각한다』 등 묵직한 사상서들을 기획하고 편집해 왔고, 앞서 『철학책 독서 모임』을 펴내기도 했습니다. 넘쳐나는 말과 글 속에서 의미를 가려내고 책과 책 사이의 연결망을 그려 온 그가, 이번에는 독서법 자체를 대화의 기술로 바꾸어 냅니다. 2025년 10월 민음사에서 나온 이 책은 말이 어긋나는 시대의 새로.. 2026. 7. 30. 책 추천 | 빛을 먹는 존재들 - 조이 슐랭거, 식물은 생각한다 식물은 그저 가만히 있는 수동적인 존재일까요. 최신 과학은 전혀 그렇지 않다고 답합니다. 식물 지능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소개하는 조이 슐랭거의 『빛을 먹는 존재들』을 읽고 감상을 정리해 보았습니다.기후위기 기사에 지친 기자가 식물에서 찾은 것저자 조이 슐랭거는 새로운 세대를 이끌 과학 저널리스트로 주목받는 미국의 작가입니다. 이 책이 탄생한 계기가 무척 인상적입니다. 환경 전문기자로 일하던 그는 반복되는 기후위기 기사에 지쳐, 경이롭고 생동하는 느낌이 드는 무언가를 찾아 나섰다고 합니다. 그때 그의 마음을 위로한 것이 바로 식물이었습니다. 점심시간마다 식물 관련 논문을 읽던 그는 최근 식물학계에서 식물 지능을 둘러싼 혁명적 발견과 격렬한 논쟁이 공존하고 있음을 알게 되었고, 이것이 난해한 학문의 영역.. 2026. 7. 29. 책 추천 | 청킹맨션의 보스는 알고 있다 - 오가와 사야카, 아무도 믿지 않기에 함께 사는 사람들 세상의 누구도 믿지 말라고 말하면서, 정작 무엇이든 나누고 아무도 배제하지 않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 역설을 파고든 인류학 명저, 오가와 사야카의 『청킹맨션의 보스는 알고 있다』를 읽고 감상을 정리해 보았습니다.스와힐리어를 익히고 중고옷을 팔며 연구한 인류학자저자 오가와 사야카는 1978년생 일본의 문화인류학자입니다. 그의 이력은 학자라는 단어에서 흔히 떠올리는 이미지와는 사뭇 다릅니다. 스물세 살 대학원생 시절부터 아프리카 탄자니아를 드나들며 스와힐리어를 익혔고, 마칭가라 불리는 영세 상인들에게서 직접 중고옷 파는 장사를 배우며 그들의 삶과 관습을 참여 관찰해 왔기 때문입니다. 책상 위의 이론이 아니라 시장 한복판에서 몸으로 부딪히며 연구해 온 셈입니다. 이후 동아프리카의 중고품 유통과 홍콩·중국과 .. 2026. 7. 29. 이전 1 2 3 4 ··· 11 다음